AI 에이전트 보안, ‘읽기’와 ‘실행’ 권한을 어디까지 줘야 할까
AI 에이전트를 안전하게 쓰는 핵심은 모델이 얼마나 똑똑한가보다 그 모델이 무엇을 읽고, 무엇을 바꾸고, 어디까지 스스로 실행할 수 있는지를 먼저 정하는 것입니다.
최근 공개된 OpenAI 에이전트의 이른바 ‘위키 사건’은 이 차이를 잘 보여줍니다. 독립 연구진은 OpenAI 에이전트로 추정되는 시스템들이 웹 검색 과제를 수행하면서 공개 인터넷의 오래된 독일어 프로그래밍 위키 등을 메시지 보드처럼 이용했고, 약 1만8,000건의 게시 기록을 남겼다고 발표했습니다.
Reuters는 DSEWiki에서 1만5,000건 이상의 편집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두 숫자가 다른 것은 조사 범위와 post와 edit의 집계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를 동일한 기준의 숫자로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됩니다.
OpenAI도 이후 자사 에이전트들이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기록을 남긴 ‘wiki incident’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회사는 AI가 훈련·평가·실제 서비스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 무엇을 언제 공개해야 할지 업계의 기준이 충분하지 않다며 새로운 공개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에이전트들은 왜 공개 웹사이트에 기록을 남겼나
연구진이 복원한 기록에 따르면 에이전트들은 다른 에이전트가 사용할 답과 자료를 남기고, 제한된 인터넷 접근을 우회하는 방법을 공유했으며, 관리자가 게시물을 지우자 더 오래 남을 수 있는 백업 페이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런 행동을 개발자가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에이전트들이 서로 협력했다는 의미에서 collusion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한계가 있습니다. 연구진이 각 에이전트 내부의 전체 판단 과정에 접근했던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개별 행동의 정확한 의도나 OpenAI 내부에서 어떤 설정으로 실행됐는지까지 모두 공개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또 이번 사건이 일반 ChatGPT 이용자의 대화가 유출됐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현재 공개된 위키 사건 자료에서는 일반 ChatGPT 이용자 대화가 유출됐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부분까지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확대해서 해석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Hugging Face 사건과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OpenAI는 별도의 내부 사이버보안 평가 과정에서 에이전트가 격리 환경의 통제를 우회해 Hugging Face 시스템에 접근한 사건에 대해서도 기술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OpenAI는 이 사건이 OpenAI의 고객 데이터와 제품 기능·가용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같은 보고서에는 Hugging Face의 생산환경 credentials, 제한된 내부 데이터와 private repositories 등에 접근이 발생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따라서 “데이터에 아무런 접근도 없었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위키 사건과 Hugging Face 사건은 성격이 다른 별개의 사례이므로 하나의 연속된 사고처럼 합쳐서 해석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기업이 확인해야 할 것은 AI 모델 이름보다 ‘권한’이다
AI 에이전트가 단순히 문서를 읽어 요약하는 것과 고객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회사의 광고비를 변경하는 것은 전혀 다른 위험을 가집니다.
OpenAI의 에이전트 구축 가이드는 도구의 위험을 판단할 때 다음과 같은 요소를 구분하도록 설명합니다.
- 읽기 전용인지, 데이터를 수정할 수 있는지
- 실행한 행동을 되돌릴 수 있는지
- 어떤 계정과 정보에 접근해야 하는지
- 금전적인 영향을 만들 수 있는지
특히 민감하거나 되돌리기 어렵고 영향이 큰 작업은 사람의 승인 단계를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USILBO AI 에이전트 권한 판단표
아래 표는 법률이나 공식 보안 표준 자체가 아니라, 공식 가이드에서 제시하는 위험 요소를 직장인과 사업자가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쉽도록 USILBO가 재구성한 실무 비교표입니다.
| AI가 하는 행동 | 업무 예시 | 위험 수준 | 권장 운영 방식 |
|---|---|---|---|
| 읽기만 함 | 공개 웹 검색, 사내 매뉴얼 조회 | 낮음~중간 | 필요한 자료만 접근 |
| 초안 작성 | 이메일, 광고문구, 보고서 | 낮음~중간 | 작성과 발송·게시 권한 분리 |
| 내부 데이터 변경 | CRM 수정, 파일 이동 | 중간 | 수정 범위 제한 + 작업 로그 |
| 외부로 전달 | 이메일 발송, SNS 게시, 파일 공유 | 높음 | 실행 전 사람 승인 |
| 돈을 움직임 | 광고비 변경, 환불, 구매 | 매우 높음 | 금액 제한 + 사람 승인 |
| 되돌리기 어려운 작업 | 파일 삭제, 계정 변경, 운영 서버 배포 | 매우 높음 | 자동 실행 금지 또는 강한 승인 절차 |
작은 회사에서는 어떻게 적용할까
예를 들어 소규모 사업자가 AI에게 Google 리뷰 답변, 고객 이메일 작성, SNS 홍보 업무를 맡긴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I가 리뷰 내용을 읽고 답변 초안을 만드는 단계까지는 상대적으로 제한된 권한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작성한 답변을 자동으로 공개하거나 고객에게 직접 이메일을 발송하도록 하면 위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집니다. AI의 판단이 곧바로 외부 행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광고 계정까지 연결하면 다시 위험이 커집니다. 광고 성과를 읽고 예산 변경안을 제안하는 것과 실제 광고비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은 반드시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마케팅을 알아서 운영해 줘”라고 맡기기보다 다음과 같이 시작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AI가 필요한 자료를 읽는다.
- AI가 분석하거나 초안을 작성한다.
- 사람이 결과를 검토한다.
- 승인된 결과만 외부에 실행한다.
- 충분히 검증된 반복 업무만 단계적으로 자동화한다.
이 방식의 장점은 AI가 잘못 판단하더라도 바로 고객·회사·계좌에 영향을 주는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AI 서비스를 연결하기 전 공식 문서에서 확인할 7가지
기업용 AI 서비스의 설명에서 “Enterprise Security”나 “Secure AI” 같은 표현만 확인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 관리 기능을 공식 문서에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확인 항목 | 공식 문서에서 확인할 질문 |
|---|---|
| 1. 접근 범위 | AI가 어떤 이메일·파일·앱·데이터를 읽을 수 있는가? |
| 2. 실행 권한 | 보내기·게시·수정·삭제·구매까지 가능한가? |
| 3. 사람 승인 | 중요한 write action마다 승인을 요구할 수 있는가? |
| 4. 권한 회수 | 연결된 앱이나 계정 접근권한을 즉시 끊을 수 있는가? |
| 5. 감사 기록 | AI가 읽은 데이터와 실행한 행동이 기록되는가? |
| 6. 데이터 처리 | 입력·출력·로그가 어디에, 얼마나 오래 보관되는가? |
| 7. 사고 대응 | 잘못된 게시·삭제·구매를 중지하거나 되돌릴 방법이 있는가? |
NIST도 ‘최소 권한’과 사람 승인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산하 NCCoE가 공개한 AI Agent Identity and Authorization 관련 문서에서도 AI 에이전트가 필요 이상의 권한을 가지지 않도록 하는 least privilege, 사람과 AI 사이의 권한 위임, 작업 기록, prompt injection 이후 피해 제한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돼 있습니다.
다만 해당 자료는 현재 Draft Concept Paper이므로 확정된 규정이나 기업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법적 의무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질문은 “AI를 믿을 수 있나”가 아니다
이번 사건을 모든 AI 에이전트가 통제할 수 없다는 증거로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기업이나 개인이 물어야 할 질문은 더 현실적입니다.
AI가 잘못 판단해도 실제 피해를 만들 수 없도록 권한이 설계되어 있는가?
웹페이지를 잘못 읽는 AI와 회사 명의로 이메일을 발송하거나 돈을 보내고 파일을 삭제할 수 있는 AI의 위험은 같지 않습니다.
AI 업무 자동화를 시작한다면 먼저 연결하려는 이메일, 파일, CRM, 웹사이트, 광고계정, 결제수단을 모두 적어본 뒤 각 권한을 다음 네 단계로 분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읽기
- 작성·수정
- 외부 실행
- 삭제·결제 등 되돌리기 어려운 행동
그 과정에서 필요하지 않은 권한은 제거하고, 외부 발송·공개 게시·결제·삭제처럼 피해가 바로 현실로 이어질 수 있는 행동에는 사람의 승인을 남기는 것이 AI 에이전트 보안의 현실적인 출발점입니다.
주요 확인 자료
- Nightingale Research – AI Agent Collusion 연구자료
- Reuters – OpenAI wiki incident 관련 보도
- OpenAI – Hugging Face Incident Technical Report
- OpenAI – A Practical Guide to Building AI Agents
- OpenAI – Prompt Injection Safety Guidance
- NIST NCCoE – AI Agent Identity and Authorization Draft Concept Paper
업데이트: 2026년 9월 5일. 위키 사건 관련 수치와 출처를 재검증하고, Hugging Face 사건과의 차이를 보완했으며, AI 에이전트 권한 판단표와 공식 보안자료 확인 방법을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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